여행/유럽(1.20~2.3)-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4일차. 에트르타->옹플레르->몽생미셸

성세 2019. 1. 25. 10:59

몽생미셸 투어를 위해 아침 일찍 나서던 중 만난 광고촬영중인 모델. 노래에 맞게 춤을 추던데 역시 피지컬이 장난 아니다 크으으으으으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에트르타. 해변가 도시. 요즘 맨날 우중충한 파리만 보다가 오랜만에 푸른 하늘을 보니 넘나 상쾌했다. 왜 파리는 흐린 날씨에 갈매기만 날라다니는 분위기인거야!!

내가 찍는 장소마다 사진이 이쁘게 잘 나온다. 오예~ 저어어기 보이는 바위는 엄마 코끼리 바위다. 언덕을 올라서(약 10분) 보니 바다가 쫘아아아악 펼쳐지고 아기자기한 마을까지 보였다. 꺄아

 

이것은 언덕위에 올라간 후 바라본 아기코끼리 바위. 귀엽다. 바다 중간중간에 돌이 솟아있어서 그런지 파도 방향이 제각각인게 너무 신기했다. 바닷가라 갈매기도 끼룩끼룩 날라다니던데 오랜만에 바다를 보니 반갑기도 했다.

 

참고로 이곳은 아르센 뤼팽의 작가가 태어난 마을이라 그가 살았던 집까지 이렇게 유지되고 있다. 저 소설도 한 번 읽어보고 싶은데 언제쯤 읽어보나?(셜록홈즈 원서도 사놓고 몇년째 방치중)

 

그 다음으로 버스를 타고 또 다시 1시간 반 정도를 달린 후 항구 도시 옹플레르에 도착했다. 여기 또한 날씨가 맑아서 예쁜 사진들이 잘 나왔다. 그러다 막판에 구름이 조금씩 끼기 시작해서 불안불안,,, 하지만 그런 구름 마저도 이뻤다.

내항구 모습. 겉보기엔 오밀조밀한 집들이 귀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좁겠지?

 

지나가다 만난 가게. 인형들이 너무 귀여워서 한 번 찍어보았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사진을 안찍었는데ㅠㅠ 이 지역은 시드루라는 술이 특산품이다. 사과를 발효시킨 술인데 로제맛은 도수도 낮아서 괜찮았지만 17도부터는...난 알쓰라서 입도 못댔다 옆에 계신 분들은 40도짜리까지 꿀꺽꿀꺽 잘마시던데 울아빠도 왔으면 엄청 좋아했을 거 같다. 하나 사다줄까? 하고 물어봤으나 늦은 답장으로 기회를 놓친 아빠. 담에 와~

 

그리고 또 다시 2시간 반을 달려서! 드디어 도착한 몽생미셸. 정말 오래 걸렸다ㅠ 중간에 다른 곳을 거치긴 했지만 6시반에 출발하여 3시에 도착했으니 ㅎㄷㄷ 돌아가는 길에도 4시간이 걸릴 정도면 서울-부산 거리를 온 셈이다. 아마 개인 여행이었으면 엄두도 못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오래 달린 보람이 있었을 정도로 풍경이 아름다웠다.

몽생미셸의 주경. 예전에는 이곳까지 성지순례를 왔다가 만조를 만나는 바람에 파도에 휩쓸려 죽은 사람들이 많았다는데 이해가 간다. 갯벌이 굉장히 넓다. 나무 다리를 놓아서 지금은 쉽게 건널 수 있지만 옛날에는 발도 푹푹 빠지는 곳을 얼마나 힘겹게 지나갔을까?

성당 저 위에 있는 상은 대천사 미카엘의 상으로, 한 쪽에는 칼을 다른 한 쪽에는 저울을 들고 있는데 칼이 벼락을 맞으면서 휘면서 영국을 가리키게 되었다고 한다. 프랑스 가이드들이 굉장히 좋아했다는데 나같아도 이순신 동상이 들고 있는 칼이 일본 가리키면 짜릿할거 같다. 옆나라랑 친하게 지낼 수 없는 건 전 세계적인 현상이네. 물론 영국이랑 일본이 둘다 도둑놈 기질이 있는 나라긴 하지. 아이 헤이트 섬나라.

 

몽생미셸 꼭대기 수도원까지는 정말정말 많은 계단을 올라가야 하지만, 중간중간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올라가니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미카엘 동상이 가까이 보이는 끝까지 올라왔는데 여기에 갈매기 하나가 사람을 안피하고 서있길래 얼른 찍었다. 갈매기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건 첨이다. 너 참 귀여운 녀석이구나. 납치해가고 싶은 귀여운 녀석이었다.

 

Hello 미카엘

 

(나 정말 사진을 많이 안찍는 듯)

다 구경하고 내려왔더니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내 앞을 지나갔다. 여긴 동물친구들이 많구나. 안타깝게도 나에게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고 떠나가버린 냥님.

 

몽생미셸 투어의 하이라이트, 야경!! 날씨가 맑았다면 더 예뻤을텐데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아름다워서 한참을 쳐다봤다. 사진으로 안담긴게 너무 속상하다. 사진을 제대로 찍으려고 해도 번져서 한참을 다시 찍었다. 마지막에 셔틀타고 버스로 돌아갈 때 맨뒤에 앉아서 멀어져가는 몽생미셸을 봤는데 뭔가 아련하게 사라져서 더욱 아쉬웠다.

 

저녁식사는 코스요리 세개를 먹었다. 본식을 연어, 돼지고기, 양고기(프레살렛) 셋 중 가장 맛있는 건 돼지고기. 통삼겹 같은 느낌이었다. 프레살렛은 이 지역 특산음식이라길래 시켜본건데 양고기 냄새가 살짝 났다. 나야 뭐 중국에서 살 때 여러번 먹어봐서 무뎌졌지만 중국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예 입도 못댈 것 같다. 양냄새 싫어하고 예민한 사람들은 프레살렛 안먹는 것을 추천.

 

새벽 5시에 시작해서 새벽 1시에 끝난 투어. 20시간동안이나 투어했고 버스를 탄 시간이 훨씬 더 길었던 것 같지만 파리 시내에서는 볼 수 없는 시골의 한적함, 파리의 바닷가 등을 느껴볼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프랑스 방문이 두 번째라면 꼭 이 투어를 가봤으면 좋겠고, 첫 번째 방문이라도 파리에 오래 머문다면 짬을 내서 다녀와봐도 좋을 것 같다. 초등학생이라면 힘들어 할 것 같지만 중학생만 된다면 버스를 많이 타서 적게 걷기 때문에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생이라면 더더욱 좋을 것 같다.